디지털 도구가 일상을 지배하는 시대에도, 여전히 손으로 무언가를 꾸미는 감성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필름 스티커’와 ‘워시 테이프’는 단순한 문구용품을 넘어 개인의 감정과 기억을 시각화하는 예술적 도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는 2020년부터 다이어리를 꾸미기 위해 다양한 스티커와 워시 테이프를 모으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단순히 꾸미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감정 정리와 힐링의 루틴을 발견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직접 경험한 필름 스티커·워시 테이프 수집 노하우와, 그것들을 이용해 ‘나만의 감성 다이어리 공간’을 만드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겠습니다.
1. 필름 스티커와 워시 테이프, 왜 특별한가
필름 스티커와 워시 테이프는 ‘붙이는 디자인 도구’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질감과 용도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필름 스티커는 투명도와 인쇄 정밀도가 높아 섬세한 감정 표현에 적합하고, 워시 테이프는 종이 질감의 따뜻함이 있어 배경 꾸미기나 컬러 조화에 유리합니다. 제가 이 둘을 함께 쓰기 시작한 이유는, 스티커 하나만으로는 표현되지 않는 ‘공간의 깊이’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필름 스티커가 감정을 나타낸다면, 워시 테이프는 분위기를 정리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조합이 다이어리 속 공간을 단순한 기록이 아닌 감정의 캔버스로 바꿔줍니다.
2. 수집의 시작 – 작은 구매에서 의미를 찾다
처음에는 단순히 예쁜 디자인을 보면 사 모으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금세 서랍이 가득 차고, 어떤 스티커를 어디에 썼는지조차 기억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시행착오를 겪은 후, 저는 **‘테마별 수집’**이라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 계절 테마 : 봄(꽃·하늘), 여름(물결·빛), 가을(단풍·레트로톤), 겨울(눈·차분한 색감)
- 감정 테마 : 행복, 위로, 그리움, 휴식
- 색상 테마 : 파스텔, 모노톤, 빈티지
이렇게 분류하니 수집의 방향이 명확해졌고, 단순한 ‘물건 모으기’에서 벗어나 ‘감성 아카이빙’으로 발전했습니다.
3. 워시 테이프와 스티커를 활용한 다이어리 구성법
제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다이어리 구성 방식은 3단 감정 레이어링 기법입니다.
- 기본 배경 – 워시 테이프를 수평으로 붙여 다이어리의 색감을 정리합니다.
- 메인 이미지 – 필름 스티커를 중심부에 배치해 오늘의 감정을 시각화합니다.
- 보조 포인트 – 작은 스티커나 마스킹 잔조각으로 균형을 맞춥니다.
이 구성법은 하루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구조화할 수 있게 해줍니다. 예를 들어, 피곤한 날에는 블루톤 워시 테이프를 깔고, 잔잔한 구름 스티커를 붙이면 **‘감정의 여운’**이 자연스럽게 표현됩니다.
4. 수집품을 관리하는 현실적인 방법
저는 초기에 스티커와 테이프를 아무 파일에나 보관하다가 시간이 지나며 접착면이 들러붙거나 색이 바래는 문제를 겪었습니다. 이후 다음과 같은 관리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 보관 파일 : 스티커 전용 클리어북(폴리프로필렌 재질) 사용
- 습도 관리 : 워시 테이프는 지퍼백에 보관하고 실리카겔을 함께 넣기
- 색상 정리 : 톤별로 투명 파우치에 분류 (예: 파스텔, 빈티지, 모노톤)
- 사용 기록 : 다이어리 마지막 페이지에 ‘사용 스티커 리스트’ 기록
이 관리법을 적용하니, 매번 새로운 디자인을 찾지 않아도 과거 수집품 속에서 새로운 조합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5. 다이어리 공간을 ‘감성 전시관’으로 만드는 법
단순히 꾸미는 데 그치지 않고, 저는 다이어리를 하나의 소형 전시 공간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페이지마다 주제를 설정하고, 한 달 단위로 감정 흐름이 이어지게 구성했습니다. 예를 들어,
- 1월: ‘새로운 출발’ (밝은 톤, 투명 필름 스티커)
- 2월: ‘안정’ (브라운·베이지 워시 테이프)
- 3월: ‘변화’ (컬러풀한 라벨 스티커)
이런 방식으로 꾸미면, 다이어리는 단순한 기록이 아닌 시간의 전시물로 완성됩니다. 저는 완성된 다이어리를 한 권씩 보관하며, 감정의 변화를 ‘색의 연대기’처럼 감상합니다.
6. 나만의 디자인 룰을 만드는 과정
필름 스티커와 워시 테이프는 조합의 무한성이 크기 때문에 자칫하면 복잡하거나 산만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디자인 룰’을 만들어두었습니다.
- 3색 규칙 – 한 페이지에 사용하는 색은 최대 3가지로 제한
- 여백의 미학 – 필름 스티커는 중앙보다 가장자리에 배치
- 시선 유도선 – 워시 테이프를 대각선으로 배치해 흐름을 만듦
이 룰을 유지하면 다이어리가 통일감을 유지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작은 예술작품’처럼 완성됩니다.
7. 필름 스티커를 활용한 감정 치유 루틴
저는 매일 저녁 다이어리를 꾸미는 시간을 ‘감정 정리 타임’으로 사용합니다. 손으로 붙이고 자르는 단순한 행위가 생각보다 큰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결과물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가끔은 다이어리가 삐뚤게 꾸며지기도 하고, 색이 어울리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불완전함조차도 ‘오늘의 나’를 기록한 흔적이라 생각합니다. 이 작은 루틴 덕분에 저는 하루를 정리하고, 다음 날을 준비하는 힘을 얻습니다.
8. 수집이 창작으로 이어지는 순간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단순히 스티커를 붙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워시 테이프를 디자인해보는 단계로 나아갔습니다. 디지털 드로잉 툴(Procreate, Clip Studio)을 활용해 나만의 패턴을 만들고, 온라인 인쇄소를 통해 실물로 제작했습니다. 이 경험은 ‘소비자’에서 ‘창작자’로의 전환이었습니다. 즉, 수집은 창작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만든 테이프를 다이어리에 사용했을 때의 성취감은 그 어떤 상업 브랜드보다도 큰 만족을 주었습니다.
9. SNS와 수집의 균형 – 보여주기보다 기록하기
많은 분들이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사진을 올립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보여주기용’으로 꾸미면 자연스러운 감정 흐름이 사라집니다. 저는 SNS에 올리기 전에 항상 개인 다이어리와 공유 다이어리를 구분합니다.
- 개인용: 솔직한 감정 중심, 자유로운 표현
- 공유용: 색상 조화 중심, 구도 고려
이렇게 분리하면 감정의 진정성을 유지하면서도 SNS 운영에도 도움이 됩니다. 결국 다이어리는 ‘보여주기 위한 작품’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감정 기록물이어야 합니다.
10. 결론 – 작은 조각들이 모여 ‘나’를 완성한다
필름 스티커와 워시 테이프는 단순한 장식품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루하루의 감정을 시각화하고, 불안한 일상 속에서 나를 회복시키는 작은 도구입니다. 저는 다이어리 한 페이지를 완성할 때마다 작은 성취감과 안정감을 느낍니다. 그 감정이 쌓여 어느새 한 권의 책이 되었을 때, 그 안에는 단순한 꾸밈이 아닌 삶의 기록과 나의 온도가 담겨 있습니다. 결국, 감성 다이어리 공간을 꾸민다는 것은 시간을 예쁘게 소비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하나의 예술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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